히딩크 전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이 한국인 부부를 애타게 찾고 있다. 10년 전 태국에서 한국인 부부의 것으로 추정되는 카메라를 주운 네덜란드 부부가, 히딩크 전 감독에게 카메라를 보내 주인을 찾아 달라고 나섰기 때문이다.
3일 재단법인 거스히딩크재단에 따르면 히딩크 전 감독은 최근 클라스 베스터하우스(Klaas Westerhuis)란 남성으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10년 전쯤 태국 푸켓의 빠똥(Patong) 해변 인근의 큰 쇼핑몰에서 자신의 아내가 주운 삼성 카메라의 주인을 찾아주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였다. 히딩크 전 감독은 이 내용을 재단으로 전달했고, 재단은 카메라 주인을 찾아 나섰다.
클라스는 재단에 2일 보낸 전자우편에 “부부에게 매우 중요한 사진이라고 생각해, 돌려주려고 노력해 봤지만 쉽지 않았다”며 “한 달 전쯤 히딩크 감독이 한국을 방문하는 장면을 TV에서 보고, 히딩크 감독에게 부탁하면 주인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적었다.
재단에 따르면 베스터하우스 부부는 이들이 신혼 여행 출발 직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카메라 주인이 한국인 부부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들이 한국인 부부라고 확인한 사람은 다름 아닌 히딩크 전 감독. 히딩크 전 감독은 베스터하우스 부부로부터 전달 받은 사진 가운데 한복 사진을 발견했고, 곧장 한복 사진을 골라 재단으로 보내며 “주인을 찾아 보자”고 제안했다.
카메라는 삼성전자에서 2009년에 출시한 VLUU WB500 모델로, 메모리 카드엔 사진 500여장이 들어있다고 한다. 결혼 준비부터 결혼식 때 사진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함상헌 거스히딩크재단 사무총장은 “카메라 주인이 꼭 나타나서 좋은 추억을 되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카메라 주인께서는 재단으로 연락을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최훈민 기자 (2021.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