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전 감독의 매직이 또 통했다. 10년 전 태국에서 한국인 부부의 것으로 추정되는 카메라를 태국 여행 도중 주운 네덜란드 부부가, 히딩크 전 감독에게 주인을 찾아 달라고 부탁한 ‘작전’이 단 6시간만에 성공을 거뒀다.
10년 전 태국 빠똥 해변 인근에서 카메라를 잃어 버렸던 김모(39)씨는 6일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오늘 오후에 나온 보도의 주인공이 내가 맞다”고 말했다. 히딩크 전 감독은 최근 클라스 베스터하우스란 남성으로부터 “10년 전쯤 태국 푸켓의 빠똥 해변 인근의 큰 쇼핑몰에서 아내가 주운 삼성 카메라의 주인을 찾아주고 싶다”는 편지를 받은 뒤, 한국의 재단법인 거스히딩크재단에 이 내용을 전달해 주인 찾기에 나섰다. 조선닷컴은 이 이야기를 6일 오후 1시25분 보도했고, 6시간만인 오후 7시30분쯤 카메라는 주인의 품으로 안기게 됐다.
카메라 주인 김씨는 “벌써 10년이 지났다. 아내와 여전히 잘 지내고, 두 아들의 아빠가 됐다”며 “당시 망고와 열대 과일을 사다가 카메라랑 같이 손목에 걸고 다녔는데, 호텔에 들어왔을 땐 카메라가 사라진 뒤였다. 카메라를 한 대 더 살까 하다가, 일정이 끝나가는 시점이라 그냥 화질이 좋지 않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신혼이라 좋을 때니 덜 혼났지 정말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김씨는 이 보도를 방과 후 수업 직전에 전달 받았다. 수업 도중 제자들에게 이 이야기를 알렸더니, 제자들이 “히딩크가 누구예요?”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김씨는 현재 2005년생을 가르치고 있다.
김씨는 “여러 좋은 사람들 덕분에 10년 전에 추억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베스터하우스 부부와 히딩크 전 감독, 재단 관계자 모두에게 큰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카메라를 처음 습득했던 베스터하우스 부부는 카메라 속 사진을 보다가, 인천국제공항 사진을 근거로 카메라 주인이 한국인 부부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카메라 주인이 한국인 부부라고 확인해 준 사람은 다름 아닌 히딩크 전 감독이었다. 히딩크 전 감독은 베스터하우스 부부로부터 전달 받은 사진 가운데 한복 사진을 발견했고, 곧장 한복 사진을 골라 재단으로 보내며 주인 찾기에 나섰다.
출처: 조선일보 최훈민 기자(2021.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