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대한민국에게도, 나에게도 진정한 영웅이었습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75·네덜란드)이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제자 유상철 전 인천 감독에게 추모의 메시지를 남겼다. 췌장암으로 투병 중이던 유 전 감독은 7일 별세했다. 향년 50세.
네덜란드에 머물고 있는 히딩크 감독은 국내 히딩크재단을 통해 유 전 감독과 유족들에게 추모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히딩크재단 관계자는 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유 전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하자 히딩크 감독이 너무나 슬퍼했다”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재단을 통해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추모 메시지에서 히딩크 감독은 “오늘 당신을 잃은 것만큼 슬픈 일은 없다. 당신이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들어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당신과 같은 위대한 인격을 가진 선수와 함께 할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 (월드컵에서) 당신은 나와 우리 팀(한국 축구대표팀)에 큰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미드필더와 공격수, 수비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였던 유 전 감독은 한일월드컵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한국의 4강을 이끌었다.
히딩크 감독은 “이제 당신은 우리 곁을 떠나지만, 우리가 함께 나눈 기억은 영원히 공유될 것이다. 당신의 미소와 기쁨도 우리의 마음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사랑한다”라고 덧붙였다. 히딩크재단은 히딩크 감독의 추모 메시지를 카드에 담아 8일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히딩크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은 유 전 감독의 췌장암 투병 소식을 처음 접한 2019년 11월에도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재단 관계자는 “당시 히딩크 감독이 직접 유 전 감독과 통화하기를 원했는데 유 전 감독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어서 무산됐다”면서 “대신 격려 문자 메시지를 보내와 재단 관계자가 대신 전달했고, 유 전 감독은 ‘직접 통화를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꼭 다시 일어나겠습니다’라는 답장을 했다”고 전했다.
아래는 재단에서 받은 감독님의 추모 메시지 전문입니다.
Sang Chul,
Nothing can be compared with your loss today. I am deeply saddened to hear this.
You were for me and for the team a big inspiration in the time I had the privilege to work with such tremendous character!
You were a true hero to me and to your nation Korea. Now you leave us but the memories we shared together, your smile and joy will live among us.
I love you and here I am with you.
Rest in peace.
Coach, Guus Hiddink
출처: 동아일보, 정윤철기자(2021.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