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열린 한일 의원 축구대회…"양국 화합 계기되길"

한국, '8대 4'로 대승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9년 만에 한일 국회의원 친선 축구대회가 열린 가운데 경기에 참가한 한국 국회의원들은 한일 간 화합의 계기가 되길 희망했다. 

국회의원축구연맹은 13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제8회 한일 국회의원 친선 축구대회를 개최했다.

정병국 회장은 "9년 만에 재개된 경기인 만큼 꽉 막힌, 꽁꽁 얼어붙은 한일관계가 변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일본 의원들 역시 이번 대회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일본 에토 회장이 오늘 경기 후 만찬에서 폭탄주를 섞어보자고 했다"며 "이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 한일관계를 풀어야 할 때가 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은 전반전 시작 2분 만에 골을 넣는 등 전반전에만 3골을 기록하며 한국팀의 승리를 견인, 최우수 선수로 뽑혔다. 

조 의원은 "승리의 함성이 울리던 환상의 그라운드에서 뛴다니 가슴이 벅차고 영광스럽다"며 "멋진 경기로 한일관계의 친선을 도모하고 우리의 영광도 되찾겠다"고 웃었다. 

시축자로 나선 정의화 국회의장은 "한일관계에 어두운 그림자가 있는데 상암에서 한일 의원들이 축구 경기를 통해 그림자를 걷어내고 한일이 화합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전반전에는 벤치를 지키다 후반전 양복바지를 입은 채 골키퍼로 참전했다. 시합 이후 3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여러 차례 골을 막는 등 분전하는 모습을 보여 인기상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한일관계가 굉장히 악화됐는데 빨리 회복해야 한다"며 "의원 축구시합이 빨리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은 "오늘 축구처럼 우리(한국과 일본)가 마음을 터놓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22일이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인데, 한일 미래를 새롭게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같은 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한일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고 메르스도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오늘 대회에 와준 일본 의원들에게 고맙다"며 "이를 통해 국민들도 조금 안심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한국 국회의원들은 일본 측을 8대 4로 대파했다. 2002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 지원을 위해 구성된 국회의원축구연맹은 1998년 제1회 친선 축구대회를 시작으로 2006년까지 총 7회의 정기대회를 개최했으며 한국은 이 대회에서 4승 2패 1무의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이날 경기 승리로 한국은 5승 2패 1무로 1승을 추가했다.